고금방(古今方)을 통하여 한방 임상가로서 환자를 진료하는 데 있어 잠시라도 멀리해서는 안 되는 의서가 바로 [방약합편(方藥合編)]이다. 이 책은 지금으로부터 약 105년 전인 1884년에 혜암(惠庵) 황도연(黃度淵) 선생이 편술(編述)한 것으로, 그 내용은[동의보감(東醫寶鑑)]을 주축으로 제반 고전 중에서 치료효과가 가장 높은 방제(方劑)만을 발췌 선집(選集)한 것인데, 그 당시부터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임상진료에 유일한 참고서로 인정받고 있다. 그러나 전부 한문으로 기록되어 있을 뿐 아니라, 더욱이 한방술어가 해득하기 어려워 신진 임상가들에게 커다란 장해가 되어오던 차제에[방약합편해설(方藥合編解說)]이란 방대한 책이 신재용(申載鏞) 선생에 의해 편술되어 나왔다. 이 책자의 내용을 보건대[방약합편]의 내용을 하나도 빠뜨리지 않고 현대 한방술어로 자세하고도 알기 쉽게 해설하였으며, 특히 새로운 학설을 곁들여 임상가들로 하여금 정이 가게 한 것이 특징이라 하겠다. "
- 배원식(裵元植) 선생 서문 중에서
원저자가 원서에서 밝힌 대로 삼통(三統) 분류법은 고인(古人)들의 전법(傳法)이 아닌 그의 독특한 대증투약(對症投藥)의 예이다. 따라서 대증투약(對症投藥)의 편리성 때문에 본서는 실제 임상가들의 응급적 참고서적이 되었다. 그 후 황도연(黃度淵)이 고종(高宗) 21년(1884년)에 77세로 타계하자, 그의 아들인 황필수(黃泌秀)가 이를 계승하여[의방활투(醫方活套)]에[손익본초(損益本草)][용약강령(用藥綱領)][구급금기(救急禁忌)]등 10여종을 보충하여 한 권의 의서(醫書)로 편집하니, 이것이 곧[방약합편(方藥合編)]이다. [방약합편(方藥合編)]은 편찬이래 지금까지 의가(醫家)들의 필독서가 되고 있으며, 한방을 연구하는 사람이나 실무에 종사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반드시 갖추고 있어야 할 수지아요의결(須知我要醫訣)로 인정되고 있다. 그러나 이 훌륭한 임상보전(臨床寶典)이 한문으로만 되어있고 그나마 한문 문법으로 약기(略記)되어 현대인들이 이해하기에 애로가 많다. 이에 몇몇 출판사에서 번역본을 간행하여 그 애로를 타개하고자 노력했으나, 일부 번역본은 원문과 의역(意譯)으로만 되어 있고, 혹은 간결하게 직역했거나, 혹은 한문과 한글을 이중적으로 읽어야 하는 불편한 점이 있고, 원문도 없이 간단한 직역만으로 되어 있는 것도 있어서, 때로 그 뜻을 이해하기가 더욱 곤란하기도 하고, 때로 본래의 심오한 뜻을 저버릴 염려까지 있는 것도 사실이다. 그러한 까닭에 이번에 원문은 원문대로 그 뜻을 살리고, 그 뜻을 우리말로 해설하는 방법을 사용하여 한문에 어두운 현대인이라도 이중으로 읽는 번잡함을 피할 수 있게 했으며, 한의학 용어를 가급적 쉽게 풀이함으로써 그 뜻을 충분히 이해하고 활용할 수 있도록 하였다. 게다가 임상(臨床)에 도움을 주기 위하여 처방 하나하나에 임상에서 필요한 가감법(加減法)과 주해(註解), 복용법(服用法), 맥상( 象), 오행(五行)으로 가리는 처방선택법(處方選擇法), 꼭 필요한 침구치료(鍼灸治療)를 보충하였는데, 그 방법은 지금까지 모든 임상가(臨床家)들이 남긴 경험방(經驗方)과 가감방(加減方)을 참고하여 획일적으로 단권(單卷)에 볼 수 있도록 임상(臨床)을 위주하였다. 이 책은 임상의가(臨床醫家)나 일반인에게 충분히 일조할 것으로 자부한다. "심오하고 방대한 내용을 상재(上梓)하기에는 천학비재(淺學菲才)하고 박고단력(薄考短歷)하여 옥조(玉條)의 일실(逸失)이 없지 않으며, 오류가 또한 없지 않음을 자인(自認)하는 바이다. 까닭에 감히[방약합편(方藥合編)]해설을 시도하려 한 편역자(編譯者)를 용서하시고, 가비(瑕 )에 대해서 거침없는 질정(叱正)을 주기 바란다."